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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미닛 메이드 파크(Minute Maid Park)
• 설립: 2000년
• 잔디: 천연 잔디
• 수용: 41,574명
• 규격: 좌 96m / 좌중 110m / 중 133m / 우중 114m / 우 99m
• 주소: 501 Crawford Street Houston, TX, 77002
휴스턴이 위치한 텍사스주는 미국 최대의 유전지대로 손꼽힌다. 황무지에서 석유를 퍼 올려 지금의 휴스턴이란 대도시가 탄생했고 결국 휴스턴은 미국에서 뉴욕-LA-시카고에 이은 제 4도시가 되었다. 이곳에 위치한 미닛 메이드 파크는 바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홈구장이다.
휴스턴은 1962년 콜트 포티파이브스(Colt. 45s)란 이름으로 창단했다가 3년 만에 우주비행사를 뜻하는 애스트로스로 팀명을 바꿨다. 휴스턴은 무엇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존슨 우주센터가 있는 곳으로 유명해 우주과학 산업의 메카로 불린다. 야구팀 이름에도 항공우주산업의 중심도시라는 자부심이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 원래 줄곧 내셔널리그(NL)에 소속됐지만 2013시즌부터 아메리칸리그(AL)로 옮겨와 서부지구에 새 둥지를 틀었다.
2000년 개장한 개폐식 돔 미닛 메이드 파크는 개장 당시 휴스턴의 에너지 회사 엔론이 구장 네이밍 권리를 획득해 엔론 필드로 불렸다. 하지만 2001년 미국 전역을 뒤흔든 회계부정 사건 ‘엔론 사태’로 인해 구장의 명칭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결국 잠시 애스트로스 필드로 불리다가 2002년 6월부터 미닛 메이드 파크가 됐다. 코카콜라 계열사인 미닛 메이드가 향후 30년간 1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했다.
미닛 메이드 파크는 이전 홈구장인 애스트로돔(1965-1999)을 대체하는 야구장이다. 휴스턴 야구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애스트로돔은 세계 최초의 스포츠 돔구장으로 1965년 지어졌을 당시 ‘세계 8대 불가사의’라는 찬사가 쏟아졌을 정도로 경이로운 건축물이었다.
무려 높이 63미터와 지름 195미터를 자랑했던 애스트로돔은 휴스턴의 상징과도 같았고 1965년부터 1999년까지 35년 동안 5,400만 명이 넘는 팬들이 애스트로돔을 찾았다.
그러나 애스트로돔은 지붕이 투명합성수지로 만들어져 천연잔디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수비수들은 이 패널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 때문에 눈이 부셔서 플라이볼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곤 했다. 이후 구단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패널을 밝은 색으로 칠했지만 이번에는 햇빛을 보지 못한 잔디가 말라 죽는 문제가 발생했다.
결국 애스트로터프(AstroTurf)라 불리는 인조잔디가 구장에 깔리게 되었다. 이렇듯 여러 가지 이유로 관심을 모았던 애스트로돔이지만 시간이 흘러 2000년 개장한 미닛 메이드 파크가 이를 대신해 휴스턴의 새로운 홈구장이 되었다.
휴스턴은 고온 다습하고 비도 잦은 아열대 기후에 가까워 돔구장이 꼭 필요하다. 그래서 미닛 메이드 파크는 개폐식 돔으로 지어졌고 구장엔 에어컨 시설이 완비돼 있다. 돔 지붕을 열고 닫는데 12~20분 정도 걸린다.
휴스턴은 과거 철도산업과 함께 발달한 도시로 유니온 스테이션은 당시 휴스턴의 중심이었던 곳이다. 국립사적지(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로 등록된 이곳은 현재 미닛 메이드 파크의 일부가 돼,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지금 이곳엔 애스트로스의 공식 팀 스토어가 들어와 있다. 스토어 내부 한쪽에는 과거 애스트로돔 좌석들이 전시돼 있어 눈길을 끈다. 지금은 낡아빠진, 과거의 화려했던 좌석들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경기장 바깥쪽엔 ‘플라자 앳 미닛 메이드 파크(The Plaza at Minute Maid Park)’란 곳이 있는데 ‘휴스턴의 얼굴’ 크레이그 비지오와 제프 배그웰 동상이 자리잡고 있다. 이 동상은 2루수 비지오가 1루수인 배그웰에게 송구하는 모습으로 제작됐다.
킬러 Bs(The Killer Bs)의 핵심멤버였던 둘을 언급하지 않으면 휴스턴 야구역사를 설명할 수 없다. 킬러 Bs란 간판선수들 이름의 첫 글자가 모두 알파벳 B로 시작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이 둘 외에도 데릭 벨, 랜스 버크먼, 카를로스 벨트란 등이 있었다.
비지오는 무려 20년간 휴스턴에서만 활약한 간판 2루수였다. 타율 0.281, 3060 안타. 291 홈런, 414도루, 285사구의 통산성적을 남겼다. 포수(1회)와 2루수(6회)로 총 7번의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배그웰은 마찬가지로 15년간 휴스턴 유니폼만 입고 통산 타율 0.297, 449 홈런, 1529 타점을 기록했다. NL신인왕(1991년)에 이어 NL MVP(1994년)까지 수상한 강타자였다.
배그웰과 비지오가 기록한 WAR(Wins Above Replacement-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는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으로 각각 79.6과 65.1로 구단 역대 1, 2위에 해당한다. 두 선수 모두 전성기 시절 대부분을 투수에게 극도로 유리한 애스트로돔에서 뛰고 남긴 성적이다. 배그웰과 비지오의 등번호 5번과 7번은 당연히 모두 영구결번이 됐다.
휴스턴은 2005년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디비전 시리즈(NLDS)에서 애틀랜타를 꺾고 챔피언십 시리즈(NLCS)에 올라 당시 중부지구 라이벌 세인트루이스를 만났다. 휴스턴은 3승 1패로 앞서 월드시리즈까지 단 1승만을 남겨놓았다.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펼쳐진 NLCS 5차전에서 휴스턴은 9회까지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당시 휴스턴 마무리 브래드 릿지는 4-2로 앞선 9회초 투아웃 상황에서 알버트 푸홀스에게 통한의 역전 쓰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월드시리즈 진출까지 아웃카운트가 1개 남은 상황에서 허용한 이 홈런으로 들떠있던 미닛 메이드 파크는 순식간에 정적이 흘렀다.
다행히 5차전 패배의 충격을 딛고 결국 6차전에서 승리한 휴스턴은 창단 첫 월드시리즈 무대에 올랐지만, 아쉽게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4연패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미닛 메이드 파크의 가운데 펜스 앞에는 탈스 힐이라 불리는 특이한 언덕이 존재한다. 과거 팀 사장이던 탈 스미스의 이름에서 따온 이곳은 경사가 20도가 넘을 정도로 우뚝 솟아올라 있다.
이곳은 워닝 트랙 역할을 하지만 중견수들에겐 아무래도 수비하기 까다로운 지역으로 손꼽힌다. 또 이 언덕 위, 펜스 약 1미터 앞에는 플래그 폴이 있어서 더 위험해 보인다. 과거 신시내티의 크로슬리 필드에는 좌측 경사진 언덕이 있었고, 피츠버그의 포브스 필드 펜스 앞에도 플래그 폴이 있었다.
이 두 가지는 과거 구장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구장의 이색적인 볼거리다. 탈스 힐 뒤의 가운데 펜스는 홈플레이트에서 거리가 133미터로 메이저리그 구장 중에서 가장 깊숙하다.
구장의 좌측 파울 폴까지 거리는 315피트(96미터)로 아주 짧다. 특히 좌측 담장 쪽 섹션은 크로포드 박스(Crawford Boxes)라고 불린다. 이쪽 펜스에는 수동식 스코어보드가 설치되어 있어 다른 구장에서 펼쳐지는 경기의 점수를 확인할 수 있다.
미닛 메이드 파크의 대표 명물은 바로 좌측 아치형 벽 위에 자리잡고 있는 기차다. 과거 기차의 모습을 똑같이 재현했다. 휴스턴 선수가 홈런을 치거나 팀이 승리하면 기차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소리를 내며 움직여 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구장의 일부가 된 유니온 스테이션과 이 기차는 휴스턴과 철도의 연관성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줘 야구장을 찾는 젊은 팬들과 여행객들도 야구장에서 도시의 역사를 자연스럽게 눈으로 익히게 한다. 기차 뒤에 달린 석탄차에는 석탄 대신 대형 오렌지들로 가득한데 이는 역시 미닛 메이드사가 오렌지 주스로 유명한 회사란 점이 반영되었다. 같은 이유로 미닛 메이드 구장은 빨대가 달린 종이팩 주스를 뜻하는 ‘주스 박스(The Juice Box)’란 닉네임을 얻었다.
또 구장의 우중간 펜스 위에는 또 다른 볼거리가 있는데 바로 ‘필립스 66 홈런 펌프’다. 이 홈런 펌프는 개장일(2000년 4월 7일)부터 휴스턴 선수들이 홈구장에서 기록한 모든 홈런 개수를 카운트 하고 있다.
한때 '세계 8대 불가사의'라 불리며 과거 휴스턴의 상징과도 같았던 애스트로돔. 하지만 애스트로돔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피해를 입은 루이지애나주 이재민들의 임시거처로 활용되며 다시 주목 받았을 뿐 스포츠 돔구장이라는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지는 오래다. 그러는 사이 최첨단 시설을 갖춘 개폐식 돔 미닛 메이드 파크는 또 다른 휴스턴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애스트로돔의 공백을 무색게 하고 있다.
• 창단: 1962년
• 연고지: 텍사스주 휴스턴
• 월드시리즈/리그 우승: 0회/1회
• 영구결번: 제프 배그웰(#5), 크레이그 비지오(#7), 지미 윈(#24), 호세 크루즈(#25), 짐 엄브리트(#32), 마이크 스캇(#33), 놀란 라이언(#34), 돈 윌슨(#40), 재키 로빈슨(#42), 래리 디어커(#49)